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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잠수에, 보이스피싱까지…코로나 끝나자 사회복무요원 ‘무단이탈’ 증가
사회복무요원 복무이탈 매년 800명 이상
8일 이상 이탈로 고발사례도 3년간 600건
2년 이상 분할 복무 매년 30건 이상
담당자 “자세히 확인하기 어려워”
지난 1월 충북 보은에 있는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 교육 대상자들이 입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김영철 기자] # 1. 지난해 상반기 사회복무요원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을 이유로 연가를 사용한 후 8일 동안 '잠수'를 탔다. 정식 연가 사용 이후 복무기관과 연락을 끊고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은 것이다. A씨는 결국 관계기간으로부터 고발당했다.

# 2. 지난해 4월 또 다른 사회복무요원 B씨 또한 허리통증을 이유로 연가를 낸 후 복귀하지 않았다. 합법적 병가 처리를 위해 서류 제출을 요청했지만 진단서 또한 묵묵부담. B씨는 무단 결근으로 복무 이탈 처리됐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들의 ‘일탈’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단 결근·지각 등으로 복무가 연장되거나 고발된 사회복무요원들이 지난 3년간 2000명 이상이다. 엔데믹으로 사회복무요원들의 복무 이탈도 다시 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판정신체검사 보충역으로 판정받고 대체복무를 수행한다.

헤럴드경제가 6일 입수한 병무청의 ‘사회복무요원 복무 이탈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7일 이내 복무 이탈로 복무기간이 연장된 사회복무요원은 ▷2020년 670명 ▷2021년 638명 ▷2022년 754명으로, 총 2062명에 달한다. 경찰에 고발된 인원 또한 600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2020년 183명 ▷2021년 181명 ▷2022년 236명이다. 연도별 사회복무요원 수는 5만3000~5만7000여명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3월 30대 사회복무요원 A씨는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고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인천지방법원은 A씨가 2020년 3월 2일부터 11일까지 복무를 이탈하면서, 이탈 중 통장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 500여만원을 인출해 전달한 것으로 봤다.

병역법은 사회복무요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결근하거나 정해진 분야에 복무하지 않을 경우를 ‘복무 이탈’로 규정한다. 7일 이내 이탈자는 이탈일 수의 5배 기간을 연장 복무해야 한다.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할 경우 복무기관이 경찰에 고발한다. 2020~2021년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복무 이탈자가 소폭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복무가 대부분 정상화하면서 복무 이탈 또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분할 복무’ 악용 의심 사례도 해마다 30건 이상이다. 분할복무는 사회복무요원이 질병치료, 가족 간병, 재난 등 이유로 일정 기간 복무를 중단하고 다시 복무하는 제도다. 2년 이상 분할복무를 신청한 사람이 ▷2020년 44명 ▷2021년 35명 ▷2022년 30명에 이른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병역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은 래퍼 나플라(31·최성배)가 악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례다. 검찰은 나플라가 서초구청에서 분할복무제도를 이용해 병역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병무청은 지난해 6월부터 악용 방지를 위해 복무 중단기간을 통틀어 2년으로 제한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성실 복무를 위해 복무멘토지도관을 활용하는 등 복무지도활동, 규정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무요원의 근무지에서 이들을 관리하는 담당자들도 사실상 요원 개인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병가 등 사유를 증명해야 하지만 아픈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보통 정신질환, 허리디스크 등으로 4급 판정을 받는다. 병가를 신청하면 부서 담당자가 확인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써도 되는 수준인지 감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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