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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그래미] ‘올해도 고배’ BTS…“수상 여부 떠나 팝계 최고 영향력·대중성 갖춘 스타”
3개 부문 후보, 올해도 고배
수상 무관 팝계 일원으로 인정
“앨범 발매마다 후보 오르는
대중성ㆍ영향력 갖춘 아티스트”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그라모폰(그래미 트로피) 쟁취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K팝 그룹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입성, 올해는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올해에도 무관이었다. 분명한 것은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방탄소년단은 지금도 ‘역사의 주인공’이며, 주류 음악계가 인정하는 팝스타라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은 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제65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 Group Performance)와 ‘베스트 뮤직비디오’(Best Music Video)는 물론 ‘앨범 오브 더 이어’(Album Of The Year)까지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 방탄소년단은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콜드플레이와 함께 후보에 올랐고, 아바, 카밀라 카베요·에드 시런, 포스트 말론·도자 캣, 샘 스미스·킴 페트라스 등 쟁쟁한 팝스타들과 경합을 벌였다. 수상의 기쁨은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에게 돌아갔다.

또 콜드플레이가 정규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로 ‘앨범 오브 더 이어’(Album Of The Year) 후보에 오르며 이 앨범에 참여 아티스트, 송라이터로 함께 한 방탄소년단 역시 후보가 됐으나, 이 역시 수상은 불발됐다. 4대 본상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중 하나인 ‘앨범 오브 더 이어’(Album Of The Year) 부문은 해리 스타일스에게 돌아갔다.

제 64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그래미 어워즈는 1959년 시작,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시상식이자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제63회와 제64회 시상식에서 월드와이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사실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 해는 2022년이었다. 방탄소년단은 메가 히트곡 ‘버터(Butter)’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0주간 왕좌에 오르며, 2021년 빌보드 차트 최다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까지 ‘핫100’ 1위에 오르며 방탄소년단으로서도 역대 최대 성취를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도 수상 소식을 전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선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받아 기대감이 높았다.

그간 방탄소년단 음악의 약점으로 제기된 것은 ‘자전적’, ‘사회적 메시지’였다. ‘그래미 어워즈’는 전통적으로 “대중성과 함께 아티스트의 진솔한 메시지와 음악성, 사회적 메시지”를 높이 평가해왔다. 그런 점에서 올해에는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 한국어 노래인 ‘옛 투 컴’이 그룹의 지난 9년사에 대한 소회를 담아낸 노래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으나 그라모폰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넘어갔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콜드플레이와 함께 후보에 오르며 기대가 높았으나, “올해 미국 음악계에서 ‘마이 유니버스’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정민재 평론가)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올해에도 방탄소년단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3년 연속 후보에 입성했다는 것은 여전히 큰 의미다. 오랜 시간 이어온 권위만큼 그래미 어워즈는 보수적인 음악 시상식으로, 그간 유색인종과 비영어권 음악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방탄소년단은 꾸준히 후보에 올랐다. 보이그룹을 선호하지 않는 그래미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방탄소년단은 이례적인 대접을 받는 아티스트다. 2012년 생긴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아시아 그룹이 후보에 오른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박희아 평론가는 “그래미 어워즈가 가진 서구 중심주의의 관점에선 팝 음악시장의 본거지는 서구이고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권 가수인 데다 보이그룹인 만큼 하위 음악이라고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데,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고 주류 음악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이후 방탄소년단에겐 그래미 수상이 ‘최종 목표’처럼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상 유무’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방탄소년단이 주류 팝 음악계에서 가지는 영향력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이제 음반을 낼 때마다 으레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는 가수로 자리했다”며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후보에 오르는 것을 엄청나게 특이한 현상으로 봐야할 것은 아니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미국 음악계가 해마다 그래미 후보로 다룰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인지도와 업계의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가 됐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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